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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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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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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요절, 미인 박명이라고 했던가. 거창한 수식어를 빼고, 공연스레 천재 신화를 들먹이지 않고 말을 꺼내보자. 90년대를 풍미한 가객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지 2003년 1월이면 벌써 7년째다.

매달 이름 모를 신인가수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이제는 제목조차 외울 수 없는 노래의 홍수 속에 살건만 문득 고단해질 때면 어김없이 그의 노래가 떠오른다.

사람은 갔어도 노래는 마음 한구석에 저릿하게 남아 있는 것이, 옛날 사진첩을 꺼내보듯 김광석을 돌아보는 이유는 그의 노래가 갖는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남은 이들은 김광석의 떠남이 못내 아쉬워 그를 기리는 공연을 열기로 했다. 지난(토) 10월 19일 서울 충정로 경기대학교 노천극장에서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여 그를 그리는 공연이 열렸다.

김광석은 그다지 음역이 넓진 않지만 감정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김광석의 노래는 남루한 삶의 흔적이 역력해서 듣는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매력이 있다. 낭랑한 목소리로 서정시 같은 가사 한자락을 읊조리며 때론 경쾌하게 때론 우울하게 통키타 음색에 실려온다.

기본적으로 통키타 반주에 하모니카 정도를 사용하는 음악적 형식과 담백한 가사는 두 선배와 70년대 포크의 전통을 이은 셈이지만 김광석의 음악은 또 달랐다. 사회적 억압이 심하던 시대의 무거움을 직, 간접적으로 음악에 반영하던 70년대와 달리 초점이 개인의 삶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김광석이란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1년 독집 2집을 발표하면서부터, 애틋하면서 청량감 있는 사랑 노래 '사랑했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감상적인 가사와 선율의 포크 발라드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고 김광석이 사랑타령 일색의 포크 발라드에 안주한 것만은 아니다. 사랑노래 역시 개인의 삶과 희노애락에 대한 관심에서 나왔다. 일상에 대한 진솔한 애정은 92년 3집에서 2집의 서정적인 사랑노래와 사람에 대한 담담한 단상들을 함께 털어 놨다.

94년 4집에 이르면 이는 절정에 달한다. '서른 즈음에'에서 나이를 먹어가며 갖는 사람에 대한 아쉬움과 쓸쓸함을 절절하게 읊는가 하면 '일어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는 다시 또 희망을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김광석을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는 쉼 없이 소극장 라이브 공연을 했기 때문이다.

김광석은 89년 10월부터 시작해 95년 8월까지 1천회가 넘는 공연횟수를 기록했다. 나직하고 친근하게 노래와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라이브 공연은 그의 음악만큼이나 감성적이고 편안한 자리로 소문났다.

유행을 쫓지도 않고 고집스럽게 기타와 하모니카 위주의 포크를 고수한 이 가객의 음악은 이제 듣는 이의 귓전에, 가슴에 남은 추억이 됐다.

JSA에서 송강호 대사가 생각나는군. "광석이는 왜 그리 빨리갔네?"

MSN: minpd@freechal.com
www.minp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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