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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3월호 [오늘의 생각]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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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박형준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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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저를 부릅니다. 목욕하게 보일러를 틀어 달라 하십니다.
컴퓨터 오락을 하며 모른척 하다 나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처량한
눈빛이 싫어 투덜대며 보일러를 틉니다. 할머니는 보일러를 켤줄도
끌줄도 모르십니다. 시각장애인인 할머니에게 보일러 켜는 일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할머니는 어릴적 사고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딸의 얼굴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녀 손자 얼굴도 모릅니다.
제가 어릴때는 어떻게 생겼는지 보자며 내 얼굴 이곳저곳을 쓰다듬곤
하셨는데, 이제는 내가 잠든뒤에야 내 방에 살그머니 들어와 내 얼굴을
가만가만 만져 보십니다.
아침이 되면 부모님, 오빠, 저 모두 학교로 회사로 나갑니다. 할머니는
하루 종일 혼자 라디오를 듣고 계신데, 재밌는 내용은 기억해 두었다가
내가 오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며 들려주십니다.
할머니는 젓가락 대신 손으로 반찬을 집어 드십니다. 반찬을 자꾸 떨어뜨리는
젓가락보다 편하신 게지요. 하지만 나는 할머니 손에 젓가락을 쥐어 드립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옮기다 떨어지면 제가 할머니 밥 위에 얼른 반찬을
올려 놓습니다. 할머니는 그 반찬 입에 넣으시고 이번에는 되었다, 생각
하실까요? 할머니 손에 젓가락이 있는것만 봐도 흐믓합니다.
할머니가 목욕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만보니 욕실 불이 꺼져 있습니다.
나는 얼른 욜실 불을 켭니다. 할머니는 요즘 들어 부쩍 이렇게 오래 살아
뭐하냐고 하십니다. 그럼 나는 딱 아흔까지만 사시라고 합니다. 그말이
싫지 않으신지 할머니는 함박 웃으십니다. 오늘은 할머니가 쫗아하시는
햄버거와 냉면을 사 갈가 합니다.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라며 꾸지람하시
면서도 환하게 웃는 할머니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좋은생각 3월호에 기재된 독자글인데요.. 손녀의 아름다운 마음에
따뜻한 미소를 짓게 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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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하늘풍경님의 댓글

  • 하늘풍경
  • 작성일
^-^ 좋은 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죠

simplian님의 댓글

  • simplian
  • 작성일
할머님이 떠오르네요 ~

자유로이담는우체통

알려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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