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날개
우측 날개

“주 5일 근무제 활용해 보따리 무역하고 싶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민명기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주 5일 근무제 활용해 보따리 무역하고 싶다”

팔자에 역마살이라도 낀 것일까. 그들은 전생에 나귀에 짐을 싣고 장을 떠돌던 장돌뱅이, 혹은 낙타를 타고 험난한 사막을 가로질러 대륙을 넘나들던 상인이었는지도 모른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나귀나 낙타가 아니라 배나 비행기를 타고, 인터넷을 이용한다. 오늘날 거대한 규모로 팽창한 국제무역의 문도 처음에는 그들이 열었으리라.‘보따리장사꾼.’사람들은 대개 그들을 그냥‘보따리’라고 부른다.

‘하코비’둘 정도로 호황누리기도

‘보따리 무역 일본’(http://cafe.daum.net/export)회원 송모씨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6번째 일본행이다. 그의 보따리엔 여성용 가을티셔츠 3백여벌과 샘플 10여벌이 들어 있다. 오사카의 거래처에 물건을 넘기고 새로 주문을 받기 위해서다. 주문을 받는 게 주목적인 만큼 가져가는 물량이 이번에는 적다. 항공료나 겨우 빠질까. 그가 하는 일은 남대문이나 동대문의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다 마진을 남기고 일본 거래처에 파는 것이다.

15~16년 전쯤 일본에 사는 친척의 소개로 시작해 한해 두해 이어오던 것이 이젠 직업이 돼버렸다. 벌이가 시원찮아도 쉬다 보면 좀이 쑤신다. 10년 넘게 거래를 계속하고 있는 거래처가 오사카에만 10여곳이다. 액세서리나 신발을 취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줄곧 옷만 다뤄왔다. 송씨처럼 일본을 무대로 활약하는 보따리들은 대개 일본에 친척을 두거나, 일본에 산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저 심심풀이로 하는 거예요”
벌이가 어떠냐는 물음에 그는 얼버무린다. 그는“돈 잘 번다는 것도 다 옛말”이라고 했다. 한때 물량이 많을 때는 한번에 몇 천벌씩 물품을 갖고 가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귀국할 때도 면세점이나, 오카치마치 전자제품 상가에서 일제 물품을 사다 되팔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제라면 사족을 못 쓰던 시절 얘기다. 그래서‘하코비’까지 고용하기도 했다. 하코비란 항공료와 일당을 받고 물건을 대신 배달해주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다. 그러나 지금은 거래마진이 적어지면서 하코비를 고용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일제 물품에 수입에 대한 세관의 단속이 심해진 것도 한 이유다.

여행사 주선으로 단체 보따리 여행도

또 다른 회원 김모씨는 지난달 중순 중국을 다녀왔다. 한 여행사의 주선으로 70여명의 보따리 상인들과 함께한 자리였다. 톈진(天津)의 의류도매상에 주문 받은 여성용 내의 5백여벌을 넘기고 왔다. 김씨의 중국행은 올해 들어 3번째.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한때 학원에서 강사로 일한 적이 있다는 김씨는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이 일에 뛰어들었다. 거래처는 잘 아는 중국교포가 소개한 곳이다. 신참이지만 이번에 1천여만원 어치의 주문을 새로 받아왔다며 그는 희망에 부풀어있다.

그러나 송씨나 김씨처럼 물건을 직접 갖고 다니는 이들은 보따리 가운데서도‘고전파’에 속한다. 특히 일본 쪽의 경우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샘플만 왔다갔다할 뿐, 운송은 화물대행업소가 대신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이나 중국쪽에서 값싸고 질 좋은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본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자 대량거래로 방향을 돌린 까닭이다.

인터넷은 보따리 장사꾼들의 정보 교환 활동무대다. 오프라인에서 00무역, 00상사, 00통상 등으로 대표되는 것들이 웹에서는‘빌트머니닷컴’(http://cafe.daum.net/builtmoney)‘MIR보따리’(http://cafe.daum.net/mirboddari)‘생생한 보따리’(http://cafe.daum.net/sshbotary)‘한중무역정보나누기’(http://cafe.daum.net/Wnslskrl0708)등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커뮤니티 마다 각각 다르지만 보따리 장사꾼의 수는 2백명~3천명 가량이다.

환율 변동에 울고 웃는 것은 여느 무역업자나 마찬가지다. 보따리들도 달러나 엔화가 오르면 수출이 쉽고 마진도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장사가 어려워진다. 일본시장을 무대로 뛰던 보따리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그동안의 엔저파고 탓이었다. 요즘은 엔화가치가 떨어져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주문을 받고나서 부터 바이어에게 물품이 도착하기까지는 보통 보름에서 한달 가량 걸린다. 그 사이 환율이 떨어지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가뜩이나 일본은 불황이다.

외국인 보따리 발길에 재래시장 흥청

화물대행업소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운송료가 예전보다 크게 올라 남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량거래에 따른 운송료 할인 혜택도 아예 없어졌다. 그래도 외국인 바이어(경찰청은 이들을 보따리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단다)들이 몰려들어 재래시장은 특수를 누리는 편이다. 보따리들은 이들의 활동무대가 남대문시장에서 점차 동대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대문시장에서는 물건이 훨씬 싼값에 나오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나 신발이 취급되는 곳도 동대문시장이다. 러시아인을 비롯해 외국인 보따리들도 요즘은 대개 동대문시장을 무대로 활약한다.‘보따리 무역 일본’(cafe.daum.net/export)에서 만난 이승영(대학생)씨는 일본현지에서‘옷장사’를 하고 있다. 일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한국 대학가에 매장을 갖고 있기도 하고, 일본에서 한국 사람에게 옷을 팔고 있다. 보따리라고 말하기엔 제법 거래규모가 큰‘무역업자’다.

이씨는 일본쪽 파트너에게 샘플을 보내 주문을 받은 뒤 공장에서 하청 생산해 보낸다. 동남아제품보다는 아직도 한국산을 고집하는 일본인들이 많다고 그는 귀띔한다. 샘플을 보낼 때는 항공편을 이용해 보내거나 직접 가져가기도 하지만, 공항에 나가 일본으로 가는 승객을 아무나 붙잡고 약간의 사례를 한 뒤 부탁하기도 한다. 공항에 내려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는 식이다. 물론 일본을 방문하고, 물량이 적을 때는 직접 가져가기도 한다.

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거래처의 클레임. 거래처의 주문과 다른 점이 조금만 있어도 물건은 반송된다. 배편으로 보내다 기일을 못 맞추는 때도 있다. 카피 물건을 취급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일은 보따리장사꾼이나 화물대행업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두 번쯤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여행사 주도로 이뤄지는 중국과의 보따리무역은 위안화 가치가 두배 가까이 높아지는 바람에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컨테이너를 이용하면 통관절차를 밟느라 운송이 늦어지는 점 때문에 중국수입상이나 보따리업자들의 부탁을 받은 여행사들이 짐꾼(하코비)을 활용하는 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짐꾼 가운데는 아예 보따리장수나 무역상으로 나설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도 많다. 여행업계에서는 보따리장사꾼들이 인천항을 통해 중국으로 실어 가는 물량이 월평균 컨테이너 3백개분, 7백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보따리들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상인들이 직접 외국인과 거래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는 해도 보따리장사에 새로 뛰어드는 사람도 최근 부쩍 늘었다.

주 5일 근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활용해‘일’을 해 보고 싶다는 회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 회원은“현재 IT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주 5일 근무제라 토·일요일에 무역쪽에 관계된 일을 배워보고 싶다”며 경험을 쌓은 뒤“직접 외국인들을 상대로 장사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쓰게 웃었다.

디지털 글쟁이 : 민명기

한빛은행 (민명기) 291-266301-02-001
유료니까 글 값내세요. 한번씩 읽을때 마다 1천원.

(ICQ :Click MSN : minpd @ freechal.com)


관련자료

댓글 4

하늘풍경님의 댓글

  • 하늘풍경
  • 작성일
^^' 그거구만..봐줬으니, 1500원으로 하자. 그럼 1500-1000 = 500원 남네 :-)

겨라니님의 댓글

  • 겨라니
  • 작성일
저런거 막 공개하믄 안됨다~

겨라니님의 댓글

  • 겨라니
  • 작성일
글구 하늘풍경님 수단이 대단하심다~

amoi님의 댓글

  • amoi
  • 작성일
ㅋㅎㅎㅎㅎ^^

알려드립니다 ^0^


MY ViEW


최근글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