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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은 나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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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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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되기 전에 글쓴다는 게 부담되지만(본업이 글쟁이는 아니지만 난 글을 즐겨 쓰는 글쟁이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 주는 글을. 잡지나 신문, 웹사이트를 통해 말이지) 쥔장의 협박과 갖은 성화도 있으니 써 보자. 사실 독자들이 글쓰는 걸 원해야지 쥔장이 원한다고 될 일인가 말이다.

마치 사장들이 사사건건 갈구는 것과 뭐가 다른가 말이다. 저가 만든 회사라고 저 마음대로 하려는 기업주. 결국 여기 쥔장이 악덕이란 소리가 돼버리는 건가? 알아서 새겨듣길...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얼마전 발생한 프리챌과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사건에서도 나타난 모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구 한다. 일단 제목은 “모방은 바쁜 것인가?”로 다소 섹쉬하게 지어봤다. 앞서 언급한 듯 난 글쟁이거든. 남에게 보여주지 못할 글을 쓰면 안되니까. 제목도 현란해야 보려구 할테지. 썰 고만 풀고 그럼 들어 가 보자. 그림은 싸이월드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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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레이저는 군사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CD 플레이어, 내과수술용으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는 것처럼 많은 기술혁신은 매우 느린 속도로 파급된다. 또 초기에는 특정한, 매우 협소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던 기술혁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잠재적인 응용부문에서 널리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범용기술은 응용부문의 수가 다른 어떠한 기술보다도 광범위할 뿐 아니라, 그것이 없이는 응용부문이 만들어질 수 없는 매우 기초 필수품적인 성격을 갖는데 초기에는 이렇게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기술의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데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지만 점차 다른 기업들이 신기술을 채택하여 비용절감을 하고, 새로운 기능을 제품에 채화하는 것이 시장경쟁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관찰하고 난 다음에는 앞다투어 기술을 채택하려 들것이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소수 뒤쳐진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기술을 채택하게 된다. 기술개발의 초기단계에서는 개발된 기술이 갖는 특성, 상품성, 다른 기술에의 파급효과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술개발기업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과연 성공적으로 파급될지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발기업은 개발된 신기술을 파급시키는 기초정지작업을 하다가 몰락할 수 있지만 개발기업 바로 뒤에서 추격해 오던 2위 주자는 선두주자가 애써 확산시킨 기술개발의 이익을 독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발하는 것보다는 2위로 가면서 개발자가 개발한 기술을 모방하여 신제품을 만드는 것이 훨씬 시간도 적게 들고 비용도 적게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기업들을 30년간 추적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개발기업보다는 모방기업들이 비용 면에서 2/3정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방은 다음 몇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진다.

첫째, 고가의 우수한 상표를 가장하여 파는 질 낮은 제품인 위조 혹은 해적판을 들 수 있는데 보통 원래 진품보다 창작성이 떨어지고 불법인 점에서 차이가 난다. 물론 소프트웨어, 카셋테이프처럼 진품과 품질 면에서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들은 진품과 외관이 똑같고, 심지어는 품질도 똑같은 위조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위조품을 기꺼이 구입하게 되는데, 위조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

두 번째 모방의 예로서 유사품을 들 수 있다. IBM의 PC가 선보인 이후 급속하게 IBM PC의 개방적인 구조로 인해 호환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했으며 결국 유사welcome2.gif


품인 IBM PC의 호환기종이 PC 시장을 장악하기에 이르게 된다. IBM PC 호환기종처럼 처음부터 합법적인 경우도 있지만, 초기에는 특허권, 상표권 때문에 시장에 등장하고 있지 못하다가 특허권 등이 소멸되자마자 시장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백화점의 어린이 장난감코너에 가보면 레고(Lego)와 비슷한 종류의 짝맞추어 형상을 만드는 장난감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레고와는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레고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이용한 것들임은 금새 알 수 있는데 이들은 유사품의 또 다른 예이다.

셋째, 디자인 복제를 들 수 있다. 도요타의 렉서스가 처음 출현하자 독일 BMW관계자는 "렉서스를 보세요. 그것은 메르세데스의 복제품이죠" 라며 렉서스를 폄하했다. 물론 렉서스가 시장선도자인 메르세데스의 디자인을 모방한 측면도 있지만 렉서스만이 갖는 고유한 특징, 고유한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는 측면도 무시해서는 안되며, 디자인 복제는 이처럼 복제와 창조적 혁신의 두 측면을 복합적으로 갖는다.

넷째, 창조적 개작(창조적 모방). 기존의 제품을 개량하거나 기존제품에 새로운 혁신적인 특징을 불어넣는 것을 일컫는다. 기술혁신이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선물과 같은 그러한 급작스러운 것이 아니고 서서히 기존제품을 개량하고 개량이 누적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할 때 창조적 개작과 혁신과를 명확히 구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한 네 가지 형태의 모방은 재화, 서비스라는 완제품뿐 아니라 절차, 과정, 전략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과정을 모방하는 것은 완제품을 모방하는 것과 다른 어려움을 내포하는데 그 이유는 과정은 잘 관찰되기 어려우며, 그것이 고유의 문화, 제도, 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품보다 과정의 혁신을 모방하기가 힘들고 모방속도도 더디다는 점은 맨스필드(D. Mansfield)의 조사결과에서도 잘 보여진다. 미국기업들이 일본기업의 과정상의 특징을 파악하는 데에는 긴 세월이 소요되었지만 반대로 일본기업은 미국기업이 이루어낸 제품의 혁신과 특징은 빠르게 간파하여 빠르게 뒤쫓을 수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모방은 위 네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때 모방기업이 혁신기업에 비해서 유리한 점들을 살펴보자.

기술혁신은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제품으로서의 완결성을 구비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격적인 상업화를 위해서는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 혁신기업이 자금과 능력을 갖추고 이를 보완하는 경우에는 혁신기업이 계속 선두기업의 위치를 차지하겠지만, 혁신기업이 선보인 제품이 새로운 기술을 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욕구에 충분히 부응할 만큼의 완결성이 부족한 경우 혁신기업의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시장에서 자그마한 몫을 차지하는데 그치고 말 것이다.

이 경우 혁신기업의 기술을 채화하면서 제품으로서의 완결성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는 모방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혁신기업은 초기 개발투자에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정작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될 즈음에는 제품을 널리 알리는 마케팅, 홍보과정을 소홀하기 쉬운 반면 모방기업은 초기 개발투자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절약한 만큼을 모방 품의 마케팅, 홍보에 퍼부을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초기의 개발 투자비용보다 마케팅 홍보비용이 판매를 촉진시키는데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모방기업이 혁신기업보다 유리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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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모방기업은 시장잠재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제품의 개발에 시간과 자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혁신기업은 그야말로 시장전망을 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하에서 개발을 추진하지만 모방기업은 앞선 기업들의 제품이 시장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는가를 면밀히 뒤에서 관찰함을 통해 제품의 장래 유망성, 소비자들의 잠재적 욕구 등을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간파해 낼 수 있다.

또 모방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는데 있어서도 혁신기업만큼 노력할 필요가 없다. 혁신적인 제품이 처음 시장에 등장할 때 제품의 기능, 기존 제품과의 차이점 등을 소비자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다른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정보가 유포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초기에 소비자들에 제품을 인지시키는 작업을 담당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두혁신기업의 몫임에 반해 점차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품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인지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모방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 소비자들은 거부감 없이 모방기업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즉, 모방기업에게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인지시키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혁신선두기업보다 훨씬 적게 든다.

S자형 모습의 채택곡선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초기단계를 지나면 채택 자들의 숫자가 급증하게 되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인지가 확대되고, 시장이 급작스럽게 확대됨을 뜻한다. 혁신기업은 초기 규모가 작은 시장의 소비자들을 상대하지만 모방기업은 확대된 시장의 소비자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혁신기업은 신기술의 제품을 고안, 생산하는데 많은 노력을 투하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신제품에 갇혀있게 되기 일쑤다. 유연하게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자신의 제품이 시장에서 표준적인 제품으로 자리잡는다면 모방기업들이 자신의 혁신적인 제품을 기준으로 하여 모방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므로 혁신기업은 노후화된 표준기술이더라도 그것에 집착하려 한다.

PC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러한 예를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모방기업이 혁신기업을 능가할 수 있는 이유는 PC의 성능이 다양한 기능의 프로그램을 뒷받침해 줄 수 있게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모방기업은 혁신기업들보다 좋은 PC의 성능을 감안하여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80년대 후반 대표적인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인 워드스타와 스프레드 쉬트 프로그램인 비지캘크는 PC의 한정된 용량에 맞추어 자신들의 노력을 투하해서 만든 welcome4.gif


낡은 표준에 집착하는 동안 워드 퍼팩과 로터스가 이들을 추월할 수 있었는데 그 후 워드 퍼팩과 로터스는 마이크로 소프트 워드와 엑셀에 의해 자리를 또다시 넘겨주게 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모방기업이 혁신기업을 추월할 수 있는 것은 단지 후발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모방기업은 후발자이지만 소비자들의 잠재적인 요구와 시장상황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혁신기업의 기존제품을 개량해야 하고, 개량된 모방품을 마케팅 홍보하는데 자원을 투하해야만 선두혁신기업을 추월할 수 있게 된다.

콜라의 경우 다이어트 콜라, 무카페인 콜라를 개발하여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기업은 로얄크라운이지만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라는 모방기업이 로얄 크라운을 가볍게 제압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자금력, 전세계적인 유통망, 대대적인 마케팅 덕분이었다. 비디오의 경우 소니가 혁신기업으로서 베타맥스방식을 먼저 선보였지만 1년뒤에 빅터 컴퍼니와 그 모기업인 마쓰시타에 의해 선보인 VHS 방식에 의해 제압 당하고 만다. 빅터 컴퍼니와 마쓰시타와 같은 모방기업의 VHS방식은 녹화시간을 두배 이상으로 늘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술과 관련된 측면만을 가지고 선두기업과 모방기업의 경쟁을 살필 수는 없다. 모방기업이 혁신기업을 앞서는 데에는 충분한 자금, 개량능력과 노력, 마케팅, 그리고 유통망 확보 등이 중요하며, 혁신기업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모방기업이 혁신기업을 추월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선두혁신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던가, 새로운 방법, 새로운 제품을 고안하기 위한 무수한 실험이 필요하지만 혁신자로서의 위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방기업이 추월하기 위해 투자하는 추월에 필요한 자원 이상의 추월을 막기 위한 견제자원이 필요하다.


고생했습니다. 긴 글 읽느라고. 그래두 피가 되고 살이 될거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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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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