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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시장을 둔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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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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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마존의 태동 이후 "E-비즈니스" 7년째를 맞고 있는 미국에서는 가상기업(Virtual Corporation) 들의 공략이 상당수준에 와 있다. 인터넷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인지도는 물론이고 시장점유율에서도 앞서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의 전통적 서점 반스앤노블즈에 타격을 가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사이버 증권에서도 사이버 거래(전체 거래의 30% 수준) 중 80% 가량을 신생 사이버증권사들이 점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트레이드다. 이런 식으로 각 분야별로 가상기업들이 인터넷 시장을 속속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인터넷 전문 업체들의 약진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파크(www.interpark.co.kr)나 한솔CSN(www.hansolcs.co.kr) 등 종합쇼핑몰이다. 인터파크는 매출액이 지난2000년 130억원에서 올해는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자상거래 호스팅서비스, 티켓예매 서비스, 도서류와 게임 컴퓨터 판매 등을 하고 있다. 반면 96년 6월1일 인터파크와 같은 날 인터넷 판매를 시작한 롯데인터넷백화점(lotte.shopping.co.kr)도 올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액을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이는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예상액 4조2천억원의 1%에 못 미치는 액수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인터파크가 롯데인터넷백화점을 앞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현실기업들이 가상기업들을 앞서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서적 판매가 대표적이다. 교보문고(www.kyobobook.co.kr)는 지난 1월 인터넷을 통한 매출액이 83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반면 예스24(www.yes24.co.kr)의 경우 85억원이다. 인지도 측면에서도 교보문고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예스24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그러나 예스24 매출액은 지난해 10월 53억원, 11월 60억원, 12월 78억원 등으로 월평균 20%가량 증가해 왔다. 반면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사이버증권의 경우에는 아예 기존 증권사들이 독식을 하고 있다. 사이버증권사가 아직 태동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다르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을 서로 정확하게 비교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미국의 경우에는 방문자수나 매출액 등을 조사 발표하는 전문업체들이 있지만 국내에는 이런 기관이나 업체가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www.auction.co.kr)의 이금룡 사장은 "포털서비스나 음악, 어학 등 디지털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컨텐츠 분야는 인터넷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지만, 실제 물건이 오가는 전자상거래는 고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NHN(www.naver.com)의 이해진 사장도 "국내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이 실물기업들을 상대하기가 버거운 상태"라고 토로한다. 현실기업들이 인터넷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선방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다른 토양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현실기업들이 인터넷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마존이나 이트레이드 같은 인터넷 전문기업들이 가격할인과 고급정보 서비스를 무기로 공략을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인터넷 전문기업들보다 현실기업들이 먼저 인터넷 사이트를 연 경우가 많다. 서적과 증권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현실기업들이 당한 사례를 목격하고 여기에 대비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복잡한 유통구조와 빈약한 물류 시스템 등 인프라가 인터넷 업체들보다는 그 동안 사업을 해온 현실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준 탓도 크다.

이들은 이런 점들을 근거로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인터넷팀의 추동호 과장은 "우리는 물류, 상품, 조직, 노하우 등에서 인터넷 기업에 앞서는 만큼 온라인(인터넷)과 오프라인(실물)에서 동시에 마케팅을 진행하면 승산이 있다"며 "결국 인터넷 시장도 현실기업들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인터넷영업팀의 이영조 과장도 "인터넷 업체들이 과다한 물류비용 등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며 "수익이 날 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실기업들은 이런 자신감을 보이고는 있지만 자신들도 내부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기존 영업조직과 마찰이 그것이다. 현실기업들은 기존 영업조직의 반발 때문에 인터넷에서 대폭적 가격할인 정책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생존권 위협을 느끼는 영업조직의 노조가 반발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판매 자체가 한계에 봉착했다. 그래서 한때 인터넷을 통해 계약하는 정책을 포기하고 영업조직에 중개만 해주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이나 교보문고도 매장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기획상품 형태로만 할인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전자도 쇼핑몰에 제품을 제공할 때 할인해주지 않고 있다.

제조업체의 저항도 인터넷 업체에 부담

현실기업들은 기존 영업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터넷 판매에도 나서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기존 유통체계에 중개해주는 방식으로, LG전자는 자체 쇼핑몰을 만들지만 정가를 고수하고 인터넷을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들은 미국에서도 현실기업들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며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 상당수 기업들이 실패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츈>(99년 11월8일치)은 지적한다. 인터넷 업체들의 공격적 판촉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현실기업들은 인터넷처럼 빨리 변하는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할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지 못했다는 태생 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가상기업들은 자신들의 주무대인 인터넷에서 시장지배자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를 낙관한다. 사이버증권 같은 경우에도 기존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0.1% 수준으로 낮추는 등 대응을 하지만 팍스캐피털(www.paxcapital.co.kr)과 같은 증권정보제공업체가 인기를 누리는 것에서 보듯이 얼마든지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끊임없이 찾아내려는 의지와 이를 실현하려는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는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사업환경에 적합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상기업들이 성공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아예 공급하지 않거나 싼 가격에 주지 않으려는 태도다. 이 문제는 인터넷 업체들이 제조업체에 대항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 힘을 키울 수밖에 없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수수료가 최고 4%에 이르는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배송기간이 3~5일 걸리는데다 배송하는 물품이 어느 단계까지 가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빈약한 배송시스템 등 인터넷 업체의 의지와 무관한 외부환경이 걸림돌이다. 이런 인프라가 갖춰지면 인터넷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있는 터전을 확보하게 된다.

실물기업과 제휴로 한계돌파

최근에는 가상기업들이 이런 한계를 나름대로 극복해 보려는 시도들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파크의 경우에는 도서판매를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지역별로 가맹점을 모집해 유통조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NHN은 대한항공 등 8개 실물기업과 제휴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상기업들이 현실기업의 벽을 넘어 비상하기까지는 현실적 걸림돌들 때문에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ICQ :Click MSN : minpd@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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