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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의 어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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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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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이가 아팠다.

 왼쪽 어금니가 시큰거렸다.
 며칠을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 치과를 찾았다.

 이야기 인즉, 예전의 사랑니 났던 자리있던 어금니 밑부분이 썩어
 한쪽이 부스러져나갔다는 것이다.

 이빨을 치료하고 씌워야 한다는 것이다. ㅜㅜ


 이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환자는 절대 약자가 된다.
 신경치료를 하고, 때우는데 있어서 드는 비용을 설명해주었다.

 아메가 던가?
 암튼 보험이 되는 것이 있는데, 그걸로 하면 내 이같은 경우 단단치
 못하니 본드를 섞은 것을 하라고 권한다.
 보험이 안된다고 했다. 

 5천원 vs 3만원

 본인이 결정하라는데, 어금니라 신경이 쓰인다.
 결국 3만원짜리로 했다.


 스케링도 받았다.  6만원이란다.
 부담스럽지만 해야할 것이라 여겼기에 하기로 했다.


 이젠 씌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길 했다.
 금으로 하라고 한다.

 이빨과 같은 강도를 내기 위해 금 함유량에 따라 25만원 28만원 30만원이
 있다.


 어금니라.. 그리고 이라는게 한번 잘해놔야 오래간다는 생각에
 비싼것으로 결정하고 카드로 그었다.


 아까운 돈이었지만, 그래도 몸부터 소중히하자는 생각에서 였다.



 시간이 며칠 지났다.
 집에서 오마니가 이 이야기를 하신다.
 치료를 해야하는데 돈이 많이 들거 같다고 하신다.

 130만원 정도.


 생활비를 내지 않는 대신 내 카드로 긁고 좀 보태주면 좋겠다고 하신다.
 당연히 오마니 건강이 우선이 되야지 했기에 쓰세요 했다.


 별생각없이 이를 보자고 말씀드렸다.
 가리는 엄니의 손을 제치고 이를 들여다 본 순간,


 가슴이 싸했다.


 왼쪽 아랫니는 예전에 때운 철로된 이빨이 세대 정도 있고,
 윗이빨은 서너개가 빠져있다.
 앞니중 윗이 세대는 임시로 보정해두었고,
 오른쪽은 어금니를 비롯해 위 아래가 하나도 없다.


 앞니만으로 밥을 씹다 넘 아프셔서 참다못해 병원을 가셨는데,
 병원비가 아까우신거였다.


 일평생 일만 하셨는데,
 몇백이 아까워서 방치하는 엄니나 그것도 몰르고 신경못쓰는 아들이나
 참 짠하게 여겨진다.


 한사코 오른쪽 위아랫니는 나중에 하면 된다며, 130만 해결하라고 하신다.
 다음날 치과에 같이 가기로 했다.


 치과엘 갔다.
 병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시종 100만원만 내라고 하신다.
 

 간호원에게 물었다.


 오른쪽 아래윗니가 없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얼마나 더 드냐고 물었더니, 아래윗니로 5대는 더 해넣어야 한다고 한다.
 
 처음 예상했던 것만큼 들어가는 비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아래 어금니쪽은 해놔야 잇몸이 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놔두라고 말리는 어머니와 계산을 같이하라는 아들의 실갱이,
 그리고 아들 하라는데로 두라고 하는 간호원에 주변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진다.


 결국, 내 뜻대로 윗니 두대만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해였기로 했다.
 나중에 틀니 한다고 우기시는 엄니가 안쓰러웠다.


 적은 돈이 아니라 나도 당황하긴 했지만,
 그정도로 10년을 책임질 수 있다면, 당연히 해드려야 할것으로 생각되었다.

 
 돌아와서 회사로 출근을 했다.
 내 이빨 한대 신경쓰던 시기에 엄니의 이빨은 밥먹기도 힘들만큼
 아픈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이삼일을 어머닌 취소하라고 하셨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괜히 했다고 하시면서...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오래 참으셨을까?


 적금 넣는 거보다 당신몸 소중하신 것을 왜 그렇게 한사코 챙기지
 못하셨을까?


 자식과 가정을 위한 삶을 사신 어머니.


 별달리 해줄수 있는게 많지않은 자식들이라 조금은 갑갑스럽기도
 하고, 또 조금은 엄니의 얼굴을 다시한번 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진하게 마음을 도닥거릴 정도로 따뜻한 포옹을 해드린지가
 얼마나 오래됐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삼형제의 며느리들이 딸처럼 엄니를 위해주었으면 싶은 생각이 든다.
 아들들이라 챙기지 못한 마음의 정을 살갑게 나눌수 있는 날이 있다면
 진정 행복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따뜻함을 오래도록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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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과 동생과 어머니일로 통화를 했다.
 엄니 검진결과에서 신장 재검이 나와서 상의겸해서 통화가 있었다.
 
 형이나 동생이나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이나 나누는 마음이 느껴져
 기분이 좋다.

 자주 보지 못하지만, 가정의 화목이 제일이라 생각하는데,
 형제간의 우애 역시 중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아 자주 볼 기회가 더 적지만,
 몇년 후엔 좀더 많은 시간을 형제와 부모님과 함께 보내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행복은 먼 곳보다 보다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여긴다.



 
 [200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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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꼬지님의 댓글

  • 꼬지
  • 작성일
  이런...못난놈... 내 가슴이 다 아프다. 잘해드려라~ ㅠ.ㅠ

애드그린님의 댓글

  • 애드그린
  • 작성일
  저희 어머니 어금니두 봐드려야 겠네요...

알려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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